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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진혼가>는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제작한 단색목판화이다.
1947년 남한 만의 단독정부수립에 반대한 제주도민들을 군인과 경찰이 좌파로 몰아 무고하게 살해한 모습을 제1주제로 중앙하부에 그리고 있다.
그리고 제주항만의 군함과 포로수용소에 집결해 있는 경찰, 무장대와 전투를 위해 중산간 지역으로 가고 있는 군인들의 행렬,
무장대에게 자수를 권유하는 삐라를 뿌리고 있는 비행기, 무장대의 전투장면, 중산간 지역에 피신했다가 산에서 내려오는 제주 양민들,
처참하게 총살당한 제주 양민의 모습 등이 이 판화의 주요 내용이며 이미지이다.
좌우파의 이념적 갈등속에서 4.3 사건을 통해 이렇게 무고하게 희생된
제주 양민들의 비극적인 사건을 나는 인물꼭두인 어린 학생 목조각 인형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
원래 꼭두는 망자의 넋을 달래고 추모하기 위해 무덤 속에 동행하게 하는 부장용으로 쓰인 기물이지만
이 판화에서는 사건을 기록하고 후세에 전달하는 역사의 증인인 셈이다.
또한 하늘에는 망자의 원혼인 종이학이 동물꼭두인 학, 봉황, 병아리 못 목조각상과 함께 하늘을 날며
4.3 사건 속에 희생된 망자의 등천왕생(登天往生)을 상징적으로 표현해 주고 있고,
제주 바다에서는 여인 인물꼭두가 유소를 늘어뜨린 봉황 목조각상이 있는
나룻배를 타고 살풀이춤을 추며 원혼을 달래고 있는 진혼가로서의 의미를 담고 있는 판화이다.